직원 8분 동안 60번 폭행..통장 잔액은 54원[목포MBC 뉴스데스크]

[목포MBC 뉴스]

◀ 앵 커 ▶

목포 지역 이동통신사 대리점 직원이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숨진 직원이
10년 넘게 함께 일한 대리점 대표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여기에, 대표가 직원의 통장에서
지속적으로 돈을 빼갔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윤소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남성이 자리에 앉아있는
다른 남성의 얼굴을 강하게 내려칩니다.

얼굴을 쉴 새 없이 때리다가
잠시 밖으로 나가는가 싶더니,
다시 돌아와 발길질과
목을 조르는 행위도 서슴지 않습니다.

맞는 사람은 한 달여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44살 박성범 씨.

때리는 사람은 지난 2023년 당시
박 씨가 직원으로 일하던
이동통신사 대리점 대표입니다.

8분 분량의 CCTV 영상엔
무려 60번 가량의 폭행 행위가 담겼습니다.

◀ INT ▶유족
"미안하거든요. 애가 혼자서 끙끙 앓고 있었을 거 아니에요. 빨리 캐치를 못하고 애가 피곤해하니까 말 시키는 것도 힘들어해서.."

박 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 며칠 전부터
연락이 닿지 않자, 박 씨가 일하던 매장을
찾아간 유족은 대표로부터
"박 씨와 실랑이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사건 당일 CCTV 영상은
이미 삭제된 상황입니다.

◀ SYNC ▶유족
"자기 와이프가 변호사 상담 후에 삭제를 시켰다고 하더라고요. 왜 삭제를 시키냐, 그랬더니 그냥 보기 싫어서 그랬대요."

결국 유족은 그간의 골절 진단서 등을 토대로
3건의 폭행 사실을 확인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박 씨 주변 지인들은 대표가 상습적으로
박 씨를 때렸다고 증언합니다.

◀ SYNC ▶ 박성범 씨 동료(음성변조)
"갑자기 일하는 시간에도 부르죠. 이 새끼야 들어와 방으로. 방에 들어가면 우당탕우당탕하죠. 많으면 일주일 내내 그랬던 적도 있고.."

◀ st-up ▶
"직원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해당 대리점은 현재 일시적으로
영업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대표는 박 씨가 타인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수수료를 챙기는 등
횡령을 해왔고, 월급으로 변제하겠다는
각서까지 썼다며 문제가 많은
직원이었다고 유족에게 주장했습니다.

[ CG ]
대표가 유족에게 내민 각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6년 간 박 씨가 갚아야 하는
금액은 1억여 원./

[ CG ]
하지만, 박 씨의 월급 통장에서는
올해 1월부터 9개월 사이에만
대리점 대표에게 5천4백여만 원이
인출된 기록이 확인됐습니다.

남은 전재산은 54원 뿐이었습니다./

유족 측은 횡령은 대표의 주장일 뿐,
근거가 부족한데다 변제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대표가 임의로 인출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상습 폭행 의혹과 박 씨의 통장에서
돈이 인출된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취재진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대표는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추가 폭행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대리점 내부 CCTV 기계를 확보해
영상 삭제 여부를 확인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