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해외주식] 3년간 1100%, 라인메탈 지금 사도 될까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유럽 방산주 랠리가 화제입니다. 뉴욕증시가 주저앉는 사이 글로벌 투자 자금이 유럽 증시로 유입되는 가운데 특히 방산주 ‘입질’이 활발합니다. 대표적인 종목 가운데 하나가 독일의 라인메탈입니다. 탱크부터 탄약까지 각종 무기를 생산하는 업체의 주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2025년 초 이후 91% 폭등했습니다. 3월 11일(현지시각) 종가는 1154.00유로로, 이날 독일 증시가 1% 이상 떨어졌지만 라인메탈은 전날보다 3.13% 상승했습니다.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업체의 주가는 1100%에 달하는 상승 기록을 세웠습니다. 전쟁으로 방산주 투자 열기가 달아오른 데 이어 2기를 맞은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안보에서 한 발 물러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또 한 차례 강한 모멘텀을 받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뒤늦게 달리는 말에 올라타려는 투자자들의 베팅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는 연이어 라인메탈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강세론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한편에서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 본사를 둔 라인메탈은 1889년 4월 처음 간판을 올렸습니다. 1차 세계 대전부터 유럽의 흑역사와 함께 하며 100여 년에 걸쳐 성장한 셈입니다. 라인메탈 BAE 시스템스 랜드를 포함해 다수의 자회사를 둔 업체는 독일 최대 방산 기업인 동시에 유럽 대륙에서 5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애널리스트는 라인메탈의 2024년 말 기준 수주 잔액이 321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년 219억 8000만 유로에서 껑충 뛸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Mwb 리서치는 보고서를 내고 “라인메탈의 주요 제품이 탄약과 탱크, 드론, 항공 방어 시스템 등 유럽 주요국들이 가장 긴박하게 필요로 하는 것들”이라며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구축한 셈”이라고 전했습니다. 창업 초기부터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확보한 데 따라 경쟁 업체에 비해 20%가량의 비용 효율성을 보이며, 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률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투자은행 업계는 라인메탈이 나토 유럽 회원국들의 국방 예산 가운데 7~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3%를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세 배 뛸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모간 스탠리는 2월 말 보고서에서 라인메탈의 목표주가를 900유로에서 1300유로로 대폭 상향 조정한 한편 ‘비중 확대’ 투자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유럽 주요국들이 방위비 예산에 GDP 대비 2%를 할애하는 현행 정책에 따른 시장 기회가 460억 달러로 파악되며, 이 가운데 라인메탈이 2024년 기준 12%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모간 스탠리는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유럽 전체 방산 시장에서 라인메탈의 점유율이 2030년까지 18%로 높아지는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이 경우 2030년까지 업체의 주당순이익이 40%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반면 워버그 리서치는 지난주 공개한 보고서에서 라인메탈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습니다. 업체의 주가가 이미 독일 정부의 재정 준칙 완화와 국방비 증액에 대한 기대감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일부에서는 독일을 포함한 유럽 주요국 정부의 국방 예산 투명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상당수의 방위비 지출 항목이 ‘기밀’로 분류되고, 이 때문에 예산의 구체적인 내역과 규모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