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에너지 고갈이 멜라토닌을 막는 과정ㅣ

혈액과 체액을 채워도 잠이 안오는 이유

안녕하세요, 하모니 여러분.

상담을 하다 보면 잠을 못 자서 힘든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납니다.
단순한 혈액 부족, 체액 부족은 좀 쉬어주면서
잘 먹어주면 다시 잘 잘 수 있지만
그 단계를 넘어서면 아무리 애를 써도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합니다.

도대체 우리 몸은 왜 그러는 걸까요?
몸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 이유가 있을 텐데
도대체 몸은 어떤 신호를 보내는 걸까요?

잠을 자려면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이제 대부분 아실 거예요.
멜라토닌이 잘 만들어지려면
먼저 세로토닌이 잘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도 대부분 아실 거예요.

그런데요, 세로토닌이나 멜라토닌이 잘 만들어지려면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오늘은 배울 거예요.

즉,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을 낳고 세로토닌이 멜라토닌을 낳는다는 겁니다.

트립토판은 아미노산, 즉 단백질의 한 종류인데 우리가 잠들 수 있도록 돕고,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도와주는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어머니 같은 존재예요.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다 똑같지 않듯이
트립토판이 언제나 평온한 길을 가는 건 아닙니다.

몸이 평온할 때,
트립토판은 세로토닌으로,
또 멜라토닌으로 이어지는 행복과 수면의 길을 걷습니다.

그러나 몸이 스트레스에 노출되거나,
염증이 온몸에 만연하거나,
세포의 에너지가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트립토판은 살기 위해 방향을 틀어버립니다.

“지금은 가정보다 생존이 먼저야.”
이렇게 말하듯이,
트립토판은 키뉴레닌 경로로 방향을 바꿉니다.

이 길은 세로토닌이나 멜라토닌보다 따뜻하지 못하지만
그 안에는 절박하고도 간절한 생존의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트립토판이 키뉴레닌이라는 물질로 바뀌면서,
몸속 면역 반응을 진정시키고,
신경을 억제하고,
마지막에는 에너지의 원료인 NAD⁺까지 만들어내는 겁니다.

결국 몸이 살아남기 위해 기분, 수면, 여유 등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 거죠.

마치 남편이 없는 상태에서
어머니 혼자서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면서 뛰어나니는 듯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집에 재산이 많으면
어머니가 그렇게 힘들게 살지 않아도 되듯이
우리 몸속에 혈액과 체액이 충분하면
트립토판이 굳이 키뉴레닌으로 바뀔 필요가 없겠죠?
그래서 혈액과 체액을 채워주면
다시 트립토판은 세로토닌을 만들고 멜라토닌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머니가 돌아와 아이들을 재우듯이
트립토판이 다시 자신의 본래 자리로 돌아와
우리를 안정시키고, 감정을 회복하고, 밤에는 조용히 잠들게 해줍니다.

그러나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칠 수 있는 돈이 없으면
어머니는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합니다.
그렇듯, 몸에 혈액과 체액이 충분히 채워지지 못하면
여전히 트립토판은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으로 변하지 못하고
키뉴레닌으로 변하면서 우리를 재워주지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몸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다려줘야 합니다.
우리의 어머니가 우리에게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를 우리가 이해해야 하듯이요.

몸은 항상 선택합니다.
지금 이 순간, 무엇이 가장 급한지
무엇을 선택해야 생존할 수 있는지
매 순간 질문하고, 답을 찾습니다.

그 선택이 늘 평화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 안에는 항상 우리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몸이 왜 피곤하고 왜 무기력하고 왜 잘 못 자는지를
무조건 증상을 없애려고만 할 게 아니라
몸을 사랑하고 이해하면서 기다려줘야 해요.

몸을 원망하고 빨리 교정하려는 마음보다
몸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그 선택을 이해하려는 마음,
그것이 치유의 시작입니다.

하모니 여러분
오늘도
마음은 풀어주고 생각은 바라보며
몸을 보살피는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마생몸 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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