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되신 김영준 대법사님께 바치는 마지막 소리공양

하늘 북두의 별이 되신 대무당 김영준 법사님을 추모하며
백의관음도량 계룡산 성혜사의 근본 도량이자 평생을 신명으로 사신 대무당 김영준 법사님께서 2025년 8월 29일, 93세를 일기로 영면에 드셨습니다. 타국에 있던 큰아들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임종하셨으며, 그 마지막 길은 전통 무당 5일장이라는 천년 역사에 처음 기록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치러졌습니다.

제5일장 장례 과정
성복제: 더큼학당의 창광 김성태 선생의 성복축원과 함께 제의를 올리며, 고인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공식적인 장례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빈소와 제단: 공주의료원에 마련된 빈소는 신장대, 지전설경, 고인의 옷, 명정, 공포 등 전통적인 무당 컨셉으로 장식되었습니다. 이는 고인의 삶과 철학을 오롯이 담아낸 공간이었습니다.
장지 준비: 고인이 생전에 직접 점혈한 '노치포란형 혈지감응' 명당에 약 6년간 가꿔온 가묘가 장지로 정해졌습니다. '강회석실'과 '북두침실'을 상징하는 '하현지 대라천 명당' 공사가 진행되어 고인을 모실 신성한 공간이 준비되었습니다.
염습: 김진태 문화유산 명장이 맡은 염습은 '무탈삼합 칠성염습'으로 진행되었으며, 창광 김성태 선생이 평안한 좌정을 기원하는 축원을 올렸습니다.
추모 공연: 장례 3일차에는 고인을 위한 특별한 추모 공연이 있었습니다. 충청지방 강신무이신 김영준 법사님을 기리기 위해 전라지방의 진도씻김굿 보존회가 함께하여 영혼을 기리는 아름다운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두량 소주연 박사의 소리공양
이 역사적인 추모 공연의 시작은 두량 소주연 박사의 **'소리공양'**이었습니다. 단국대학교 대학원 국악학과에서 성악(판소리)을 전공하고 '단가의 효과적인 지도 방안 연구'로 학계에서 활동하시는 소주연 박사는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상여소리 일부를 헌정했습니다. 소리로써 고인의 명복을 빌고 영혼을 위로하는 이 공양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선 깊은 존경과 애도의 표현이었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
김영준 법사님의 마지막 가는 길은 수많은 이들의 배웅 속에 이어졌습니다. 조상꽃으로 장식된 꽃상여와 함께 만장, 신장대, 지전(감응설경), 고인옥 등이 어우러진 운구 행렬은 고인의 자택을 경유하는 노제를 거쳐 미리 준비된 장지로 향했습니다.

평생을 화를 내지 않고 남의 말을 입에 담지 않으셨다는 김영준 대법사님. 그의 삶과 장례는 단순한 망자의 의식이 아닌, 전통 문화와 예술, 그리고 가족의 깊은 사랑이 어우러진 하나의 예술 작품과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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