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연구소] 내일의 나를 업그레이드 하는 '업글인간' / YTN 사이언스

■ 이동귀 /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앵커]
많은 사람이 미래의 성공을 위해 스펙을 쌓고 타인과 경쟁하는데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생기곤 합니다. 그래서 최근엔 성공보다 성장으로 자기계발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업글인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2020 코리아가 선정한 내년도 10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업글인간'입니다. 단어만 봤을 때는 업그레이드된 인간인가 추측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인터뷰]
맞습니다. 실제로 업글이 업그레이드의 줄인 말인데요. 근데 이제 중요한 키워드가 무엇이냐면 어제보다 나은 나, 일종의 일신우일신 이런 것이 있죠.

옛날에는 사실 성공이 중요했는데 이제는 성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그런 성장을중요하게 생각하는 자기계발형 인간, 이런 사람을 업글인간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사실 이전에는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보통 그런 스펙을 쌓는 것이 중요했지만 사실 지금은 이제 훨씬 삶 전체의 경력 개발이 되게 중요해졌어요.

옛날에는 이제 한 10년 전의 키워드를 살펴보니까 2009년에는 키워드가 뭐였냐면 '스펙을 높여라'. 그래서 그때 나온 말이 'Better me' , 보다 나은 나. 그 뒤에 비교 대상이 'than others', 다른 사람보다 내가 더 낮도록. 지금은 'Better me' 그다음 숨겨진 말이 무엇이냐면 'than yesterday', 어제보다 나보다 더 나은 나, 자기 기준이 된 거죠.

최근에 사실 여가 시간이 늘어나니까 사람들이 집에서 맥주 한 캔 마시며 TV 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이런 업글인간은 그렇게 안 합니다. 만약 시간이 나도 보통 책을 보기 위해서 카페로 가거나 아니면 자기 건강을 위해서 한강 변을 달리거나 아니면 자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찍기 위해서 콘텐츠를 개발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삶의 어떤 그런 자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려고 하는 사람들이죠. 타인과의 비교나 경쟁이 이제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행복이 중요한 일종의 가치를 갖게 되었습니다.

[앵커]
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자신을 발전시키고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지향하는 이런 '업글인간들'. '업글인간'이 2020년도의 하나의 트렌드 키워드가 된 이유는 뭘까요?

[인터뷰]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보통 주 52시간, 이게 생겼으니까 '워라밸 라이프' 이런 게 중요하잖아요. 뭔가 좀 시간을 잘 보내자. 사실 조금 더 근본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이제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가 되었기 때문에 생애 전체를 걸친 경력개발이 중요해진 거죠. 예전 같으면 열심히 노력해라, 그러면 성공하겠다. 하지만 최근에 세상이 어떻게 호락호락합니까, 뭔가 이렇게 단순한 성공 공식 같은 것들이 적용이 안 되는 거죠. 열심히 노력했는데 노력이 배신한다든지 그래서 뭔가 상처를 입고 좌절감 있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서점가에서도 그런 영향을 많이 받아서 예전에는 보면 '이렇게 살아라'라는 자기계발서 같은 것, 모든 사람에 적용되는 자기계발서가 중요했는데 지금은 사는 게 힘드니까 당신의 힘든 마음을 내가 이해합니다, 공감이라든지 위로를 담은 에세이가 인기를 끌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 인터넷 서점에서 2019년 상반기의 종합 100위 베스트셀러를 분석해 보니까 가장 많은 게 에세이고요. 젊은 사람들이 쓴 시 같은 것, 시를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고 어린이와 관련된 책들을...

[YTN 사이언스 기사원문] https://science.ytn.co.kr/program/p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