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 할머니 통장에서 발견된 "매달 20만원씩 29년의 기록을 발견하고 장례지도사가 출처를 파햋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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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로 숨진 할머니의 통장에서 발견된 29년간의 송금 기록, 그 끝에는 제 인생이 있었습니다.
쉰다섯 살 장례지도사 서지안은 평범한 무연고 장례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일흔네 살로 생을 마감한 김영숙 씨, 관악구 반지하 원룸에서 혼자 돌아가신 할머니였죠. 그런데 은행원 30년 경력의 습관으로 통장을 확인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1995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29년간, 매달 15일마다 정확히 20만 원씩 '아이리스 컨설팅'이라는 탐정사무소로 송금된 기록이었습니다. 계산해보니 총 7천만 원에 달하는 거액이었죠.
환경미화원이었던 할머니가 왜 평생 탐정에게 돈을 보냈을까요? 규정을 어기고 봉천동 반지하를 찾아간 지안은 그곳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마주합니다. 벽 가득 붙은 신문 스크랩 30여 개, 모두 1995년 3월 13일 서울대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실종 사건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30권의 다이어리에는 매년 3월 12일마다 '수연'이라는 이름으로 쓴 편지가 빼곡했고, 60통의 봉투 속에는 상상 속 딸에게 보내는 생일 축하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안은 깨닫습니다. 자신이 1995년 3월 15일 서울대병원 앞 전화 부스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배냇저고리에 '수연'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양어머니가 그날 같은 병원에서 사산을 경험했다는 사실을요. 날짜가 일치했습니다. 장소가 일치했습니다. 이름이 일치했습니다.
쉰다섯 해를 서지안으로 살아온 여성은 본래 김수연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앞에 섭니다. 1995년 서울대병원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간호사 정미란은 왜 신생아의 이름표를 바꿨을까요? 병원은 왜 이 사실을 은폐했을까요? 그리고 김영숙은 왜 강남 아파트를 팔고 반지하로 이사 가면서까지 29년간 딸을 찾았을까요?
DNA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이틀, 그 시간 동안 지안은 28년간 김영숙의 사건을 추적해온 전직 경찰 출신 탐정 이종철을 만나고, 뇌졸중으로 쓰러진 간호사 정미란을 요양병원에서 만나며 29년 전 그날의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갑니다. 양어머니는 눈물로 고백합니다. 자신도 속았다고, 복도에서 만난 간호사가 30분 후 전화 부스에 아기가 있을 거라고 말했다고, 그렇게 지안을 만났다고요.
이 이야기는 한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자, 두 어머니의 사랑에 관한 기록입니다. 한 분은 29년간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고 딸을 찾았고, 한 분은 30년간 모르는 채로 딸을 사랑으로 키웠습니다. 피가 가족을 만드는 걸까요, 아니면 시간이 가족을 만드는 걸까요? 아니, 어쩌면 사랑이 가족을 만드는 건 아닐까요?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가족의 의미를, 모성의 깊이를, 그리고 진실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반지하 5평에 30년의 집념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집념이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 사연 및 비즈니스 문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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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07 Chapter 1: 무연고자의 은밀한 비밀
00:13:08 Chapter 2: 반지하에 숨겨진 과거
00:26:39 Chapter 3: 1995년 3월, 그날의 공백
00:39:16 Chapter 4: 여든네 살 양어머니의 증언
00:53:18 Chapter 5: 사라진 간호사를 찾아서
01:06:55 Chapter 6: 99.99% - 뒤바뀐 진실
01:18:45 Chapter 7: 두 어머니 사이에서
01:31:35 Chapter 8: 두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01:46:11 Chapter 9: 관악구 반지하의 마지막 정리
02:01:06 Chapter 10: 세 개의 비석, 하나의 딸
02:19:32 아웃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