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크린 오디오북] 잿빛의 아름다움 『재투성이에서 꽃피다』 중에서
Автор: 북스크린 (BOOKSCREEN)
Загружено: 17 дек. 2018 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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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투성이에서 꽃피다』 중에서
이시스 지음 / 이야기나무
긴 생의 어느 한때
강렬히 타오르던 불꽃이 모두 사그라질 때
그 불꽃의 아름다움을 욕망하고
그 열정의 짧음을 아쉬워하며
마침내 내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느낄 때
그때 마치 처음처럼
이 잿빛의 아름다움을 만나게 된다
찬란했던 모든 빛깔이 소멸되고
사람의 마음 공간과 눈에 보이는 세상의 공간을
가득 채우고자 했던 내가 마침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모른다’
‘나 아니어도 모든 것이 다 괜찮다’라고
놓아질 때
원형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그 자리
존재의 온전함이 드러나는 그때가 실로
이 세상의 모든 빛깔이 온전히 아름다울 때이다
동화 『신데렐라(재투성이 아가씨)』에서 신데렐라가 엄마를 잃고, 계모와 의붓 언니에게 구박을 받으며 잿더미에서 잠을 자는 것으로 상정되는 시기가 바로 ‘재의 시기’이다. ‘심연’으로의 머나먼 하강의 길이다. 또한 『심청전』에서 심청이가 끝없이 어둡고 무서운 죽음의 심연인 인당수로 뛰어들 때 그녀의 모든 삶은 사실 거기가 끝이었다. ‘재’란 모조리 불타고 난 후에 남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 가장 쓸모없는 자리, 가장 하찮은 자리와 같은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에 상징적으로 담겨 있는 재의 시기나 죽음은 ‘자아의 소멸’을 의미한다. 정신분석학에서도 ‘에고의 소멸’은 가장 어려운 관문이며 가장 신비스러운 관문으로 그에 대해 알고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우리는 태어나서 어느 시점까지 자아를 성장시켜야 하지만 자아가 강력하게 발달하면 그에 따른 문제가 생겨난다. ‘내가 가장 옳고, 내가 해야 되고, 나 아니면 안 된다’는 경향이 생기는 것이다. 심한 경우는 일이 지속적으로 실패해도 멈추지 못한다.
재와 하강의 길은 자아를 내려놓고 물러서고 비켜서면서 위대한 부름과 내밀한 지혜를 터득하게 되는 길이다. 하강의 길은 지혜를 얻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으로, 이것은 결코 외부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면의 깊은 곳으로 내려가야 한다. 재의 시기를 거치며 에고의 죽음을 견디고 더 큰 지혜를 가진 존재로 부활을 바라본다면 잿빛은 실로 아름답기 그지없는 화려한 재탄생을 내포한다.
거대하고 오만한 자아가 죽음을 맞이해야 진정한 삶의 은총이 찾아온다는 것은 원형적인 이야기에서 반복되는 지혜이자 가르침이다. 진정한 죽음, 나, 내 것, 그리고 ‘나 아니면 안 돼!’ 하고 단단하게 버티고 있는 거대한 에고가 죽기 전에는 단 한 토막의 통나무조차도 내 것으로 소유하는 것이 불가능한 시기다. 그러나 그 뒤에 오는 은총은 실로 온 세상을 다 가질 수도 있을 만한 것이다. 이것은 에고가 남아 있을 때는 절대로 받을 수 없는 거대한 선물로, 자아가 계획하고 의도하고 욕망해서 얻을 수 있는 선물이 아니다.
평범하게 사랑받으며 살던 한 소녀에게 어느 날 어머니의 죽음과 가세의 몰락으로 갑작스럽게 재의 시기가 찾아온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따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우리에게는 보다 근원적인 해답이 찾아온다. 재와 하강 그리고 죽음의 길을 통과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는 내밀한 힘과 지혜와 저력을 가지게 된다. 나를 떠나보내면 더 큰 전체와 연결된다. 그리하여 신데렐라는 새들과 나무와 같은 자연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우연의 조력을 받는 일을 두고 우리는 기적 혹은 신비체험이라고 말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일들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신약성서에는 ‘천국은 마치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부풀게 한 누룩과 같다’는 말씀이 나온다. 누룩이 밀가루에 들어가면 그 자신은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여기서 누룩이란 자아의 죽음이다. 그런데 그 누룩의 죽음으로 인해 빵이라는 생명의 물질이 탄생한다. 그리스도는 재의 시기로 하강하여 자아를 내려놓고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너와 내가 하나가 되어 더 큰 전체가 되는 것을 ‘천국’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스스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으로써 몸소 그 증거가 되었다.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깨고 부활하셨듯, 재의 시기 끝에는 반드시 ‘부활’이 있다. 더 온전하게 더 크게 죽을수록 더 온전하고 더 큰 전체로의 부활이 따라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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