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밤하늘에게🌙시험 전날 밤에 들어요, 깊은 밤 욕조 안 asmr 낮잠 앰비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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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밤하늘에게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나는 대체로 지친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직 별빛이 채 가시지 않은 어스름에 깨어나면서도 짓눌린 무게에 비해 코피 한 방울 나지 않는 얄팍한 노력을 다그치곤 했습니다. 그래서 늘 쫓기듯 걸었습니다. 커튼 너머 일렁이는 햇볕에게는 무어라 욕지거리를 내뱉은 일이 잦아 미안할 지경입니다. 마음이 뾰족할수록 실은 가장 그리운 품에게 제일 날카로운 부분을 드러낸다는 것을 나는 깨닫고 아연하였으나 달리 대처할 길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할 용기는 나지 않았습니다. 한 줌에 불과한 용기가 모래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나는 늘 완벽을 기하고자 하는 습관이 있는 것을 털어놓은 일이 있었지요. 그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내게 남은 것들은 모두 그런 정도였습니다. 용기. 시간. 여유. 확신. 긍정. 자신감. 몹시 불안할 정도로 조금에 불과한 그것들이나마 비축해 두어야 했습니다. 언젠가 걱정이 현실이 되거든 단 한 방울씩이라도 맛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요.

그리고 오늘이야말로 벼랑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룻밤입니다. 내일이 지나면 나는 또 그럭저럭 잘 살아갈 것입니다. 어쩌면 그간의 모든 것을 보상받은 기분일 수도 있고, 어느 때보다도 비참한 얼굴로 눈물짓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나는 괜찮을 겁니다. 그 때를 위해 남겨둔 것들을 사용하면 될 일입니다. 그리고 점차 더욱 괜찮은 사람이 되어갈 겁니다. 성공이나 실패로 인해 많은 것을 배웠을 테니까요. 그러므로 나는 오롯이 지금 이 순간에 열렬한 마음으로 당신을 올려다볼 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오늘 밤은 모처럼 다리를 펴고 잠에 듭니다.
그런 나를 별빛으로 글썽여 주시기를.



도시의 야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욕실, 차가운 밤공기와 도시 소음, 따뜻한 욕조 안, 이따금 거품을 만들어 묻히는 소리.


* *


지친 밤을 보낼 수험생 여러분께 바칩니다.



* *

*관련 문의가 많아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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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도시소음 #욕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