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교체했더니…1년에 370회 고장

[앵커]

고층 아파트가 늘면서 승강기 관리가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오산의 한 아파트에선 잦은 승강기 고장으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낡은 승강기를 새 것으로 교체했는데 교체한 뒤로 거의 매일 같이 고장이 반복됐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성원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한 여성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탑승합니다.

문이 닫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덜컹하더니 엘리베이터가 멈춰섭니다.

깜짝 놀란 여성이 비상 호출 버튼을 누르고, 20여 분 만에 사다리에 올라 승강기를 빠져나옵니다.

다른 동에 찍힌 CCTV 영상.

이번에는 여성 세 명을 테운 승강기가 11층을 향해 올라가다 돌연 멈춥니다.

관리소에 연락한 끝에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오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난 승강기 갇힘 사고입니다.

[김성원 기자 / [email protected]]
"갇힘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아파트 단지를 찾아 엘리베이터를 탑승했습니다. 이렇게 벽면을 보면 승강기 갇힘 사고 시 연락처 순서가 나열돼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주민들은 이 엘리베이터가 언제 또 멈출지 모른다며 불안에 떨고있는 상황입니다."

이 아파트에선 승강기 멈춤으로 입주민이 갇히는 사고가 1년 새 44차례나 발생했습니다.

직접 피해자만 60여 명, 최대 90분 동안 구조를 기다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버튼 오작동이나 소음 등 크고 작은 고장 신고까지 합하면 지난 1년간 370건에 달합니다.

[이정애 / 오산 00아파트 주민]
"불안해서 진짜 탈 수가 없어요. 저 혼자만 갇힌 게 아니고 아파트 동마다 갇힘 사고가 그렇게 나니까 이걸 어떻게 살 수가 있습니까? 주민들이?"

아파트 관리소는 엘리베이터 노후화로 인해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승강기를 새로 교체한 후 문제가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관리사무소 직원]
"승강기 교체 전에는 문제없이 운행했는데, 승강기 교체 후에 갇힘 사고가 여러 번 발생 되고…"

이달만해도 승강기 갇힘 사고가 두번 발생하면서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주민들은 이렇게 잦은 고장에도 업체가 속시원한 답을 하지 않았다며 승강기 전면 재교체와 피해 보상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신중현 / 오산 00아파트 입주자대표]
"첫째는 엘리베이터를 전면 재교체를 해달라는 요청이고요. 그간 주민들의 갇힘 사고와 관리실 직원 분들의 그간의 스트레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위자료를 보상해달라…"

이에 대해 승강기 설치 업체 측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발생한 고장은 모두 점검과 조정 작업을 통해 호기별 원인을 파악 후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교체 초기 안정화 과정에서 고장이 다수 발생했다."며 "지속적인 점검과 개선을 통해 현재 대부분 문제가 해소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앞으로도 문제 발생 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불편을 겪은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피해를 보상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입주민들이 요구한 엘리베이터 전면 재교체에 대해선 협의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새 엘리베이터 설치 후 잦은 고장으로 벌어지고 있는 입주민과 업체 간 갈등.

입주민들은 그간 극심한 피해를 주장하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B tv 뉴스 김성원입니다.

영상취재 : 노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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