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크다 진짜 크다
Автор: 황혼보석함
Загружено: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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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이 파탄 직전이었던 그때, 답답한 마음에 혼자 등산을 시작했어요. 북한산에서 동호회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중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키가 백구십팔 센티미터, 저는 백오십. 준혁 씨였어요.
우리는 동갑내기였고 빠르게 가까워졌죠. 이혼 수속을 밟으면서 그와 사랑에 빠졌어요. 키 차이 때문에 모든 게 새로웠습니다. 그의 큰 손에 제 손이 완전히 가려졌고요.
"나랑 만나줄 거지?" 그가 물었고 저는 "응" 했어요.
그런데 일주일 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십 년 동안 아무 소식이 없었어요.
최근 회사 동료들과 볼링을 시작했어요. 어느 날 볼링장에서 그를 다시 만났습니다. 십 년 만에. 하지만 그는 저를 몰랐어요.
"처음 뵙겠습니다."
등산 사고로 기억을 잃었던 거예요. 이마의 긴 흉터가 그 증거였죠.
저는 볼링 동호회에 가입했고 그에게 다시 다가갔어요. 일주일 후, 볼링장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누군가 쏟은 커피에 미끄러져 그가 넘어졌고 이마를 부딪혔어요.
"지영아..." 그가 제 이름을 불렀어요. 기억이 돌아온 거예요.
병원에서 깨어난 그는 울었습니다. "십 년 동안 어디 있었어..." 우리는 다시 사랑을 시작했어요.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딸 수진이도 만났어요. 새 집도 구하고 결혼 준비를 했죠. 석 달 후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지영아, 너무 행복해."
하지만 결혼식 일주일 전, 준혁이는 정기검진에서 뇌종양 진단을 받았어요. 십 년 전 사고로 생긴 종양이 커져 있었죠.
"수술하면 실패 확률 팔십 퍼센트래. 성공해도 기억상실 올 수 있고... 안 하면 삼개월에서 육개월."
"그래도 수술하자. 살아야지."
결혼식 사흘 전, 수술을 받았어요. 일곱 시간의 수술. 하지만 준혁이는 수술대 위에서 심정지가 왔고 끝내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이틀 후 연명치료를 중단했어요. 준혁이는 제 손을 잡은 채 조용히 떠났습니다.
결혼식 날, 저는 예식장 대신 납골당에 갔어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준혁아, 오늘 우리 결혼하는 날이었지. 미안해, 늦었지?"
"비록 짧았지만 행복했어. 다음 생에 또 만나자. 그때는 오래오래 함께하자."
십 년을 기다려 다시 만난 사랑. 하지만 석 달 만에 영원히 헤어졌습니다.
사랑해요, 준혁아. 평생 사랑할게요. #황혼연애 #황혼사랑 #황혼사연 #시니어사연 #인생사연 #노부갈등 #라디오북 #라디오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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