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된 무기력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개념은 꽤나 충격적입니다. 인간과 동물이 반복적인 실패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경험하면 결국 아무리 상황이 좋아져도 더는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된다는 사실, 이 얼마나 놀랍고 동시에 무서운 걸까요? 학습된 무기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널리 퍼져 있으며, 삶의 여러 영역에 깊이 스며들어 있죠.

먼저, 학습된 무기력의 정의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이 용어는 1960년대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과 그의 동료들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습니다. 특정 행동이나 노력이 아무 소용없다고 느껴지면, 아니 그간의 경험상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느껴지면, 결국 사람이나 동물은 어떤 환경에서도 그 상황을 개선하려는 시도를 멈추게 됩니다. 그들은 마치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고 믿게 된 것이죠. 중요한 것은, 사실 꼭 그렇지 않을 때조차 이 믿음이 그들 생각 속에 자리 잡아 행동을 완전히 제약한다는 점입니다.

이 개념이 세상에 처음 등장한 배경은 꽤 흥미롭습니다. 셀리그만 박사와 그의 팀은 개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특정 그룹의 개들은 전기 충격을 피할 방법이 주어지지 않았고, 아무리 시도해도 충격이 계속되는 것을 경험했죠. 이후 전기 충격을 피할 방법을 주더라도, 이전에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이미 학습한 개들은 새로운 환경에서조차 피하려 하지 않고 단념한 채 충격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실험이 인간의 심리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연구하면서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심리학적 이론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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