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숲에 가다
Автор: Jade Sim
Загружено: 202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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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여행 #노르웨이 #브이로그
안녕하세요, Studyingsim입니다. 오랜만이에요!
한국으로 귀국한 후 무사히 자가격리를 마치고, 어느덧 6월로 접어들었네요.
사실 돌아오고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한 달 정도 깊은 우울증을 앓으며 무기력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빨리 완성하려고 했던 노르웨이 여행 영상도 손에 잡히지 않아 두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어요.
영상 시나리오를 짜는 일도, 나레이션을 녹음하는 일도 평소와는 다르게 하루에 아주 조금씩 천천히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영상 중간 중간에 무거운 부분이나, 우울하고 슬픈 감정이 느껴질지도 모르겠어요. 그 부분 유의해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영상에는 제가 노르웨이 Sundvollen Krokskogen 숲에 갔을 때, 바바라와 훌리안, 그리고 아사를 만나며 보낸 시간을 담았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 숲’이라는 소설을 감명 깊게 읽어서일까요, 노르웨이에 간다면 꼭 숲 속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순드볼렌으로 가기로 결정한 것은 충동적인 일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살면서 항상 성공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고, 버거운 목표를 짊어지고 가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모두 취업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을 때 홀로 멈춰있는 듯해 불안해하며 흔들리기도 했어요.
얼마전에 친한 교수님을 만나러 갔다가 읽은 책에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우리 모두는 자신의 꿈에 복무하지 않으면 안되는 인간, 무엇을 지향하든 - 대기업 사원이든, 공무원이든, 예술가든, 전문직이든- 자기의 꿈을 좇는 세대로 존재했다. 하지만 그러한 꿈을 좇아야 할 삶, 꿈을 좇아 마땅한 삶은 우리가 처한 현실과 심한 불협화음을 일으켰다. 안정적인 직장을 얻지 못하면, 미래를 어떤 식으로든 보장받지 못하면 우리 모두 거리로 쫓겨났다가 이내 파산해버리는 자영업자들처럼 될 것이라는 공포, 그 공포는 멀리 있지 않았다. 그 가운데 우리는 명확히 분열증적인 증세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어느 세대보다 어릴 적부터 꿈을 좇기를 요구받았던 세대. 역사상 최대의 몽상가이자 현실주의자인 세대, 이상과 현실의 가장 극적인 분열을 겪는 '환각의 세대'가 탄생한다.
분열증의 특성을 꼽자면 환각을 마주한다는 것이다. 우리 세대는 어느 순간부터 묘한 환각에 시달려왔다. 나는 그 환각의 이름을 '상향평준화된 이미지'라 불러왔다. 우리 세대는 최악의 양극화에 시달리는 시대의 청년들이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지극히 평준화된 이미지를 누리고 있다. 이를테면 한편에는 학자금이라든지, 장래 얻게 될 아파트라든지, 이미 공고해져버린 상류층에서의 삶이 보장된 누군가가 있을 것이고, 반대편에는 학자금 대출을 짊어지고, 서울 진입은 인생의 시작부터 난관이고, 결혼과 출산은 아득한 현실로만 느껴지는 누군가가 있겠지만, 두 사람이 누리는 삶에 묘한 평등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이 세대라면, 이 시대의 청춘이라면 마땅히 누리는 것들, 이른바 '핫한' 것들을 향유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리를 가장 깊은 우울로 떨어뜨리는 때는 언제일까. 그것은 내 삶에 어떠한 화려한 이미지도 없는데, 가까운 친구들의 SNS나 프로필 사진 등이 온갖 화려한 이미지들로 치장되어 있는 걸 볼 때일 것이다. 제주도, 일본, 동남아, 유럽의 풍경 그리고 이태원, 연남동, 청담동 따위의 핫한 카페, 그리고 문어다리나 딱새우를 얹은 한 끼 몇만 원쯤 하는 음식 사진 같은 것을 볼 때 급속도로 우울한 마음이 들고, 스스로도 어서 그러한 '이미지'에 속하길 바라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세대의 감각에서는 그러한 '환각적인' 이미지에 제때 도달해야만 안심이 된다. 그러한 이미지에서 너무 멀어지지 않아야만 박탈감을 방어할 수 있고, 제대로 살고 있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타인이 속해 있는 화려한 현재의 이미지, 특히 소비 위에 눌러앉은 그 현란한 행복이야말로 우리에게 무엇보다 견딜 수 없는 소외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환각들은 청춘을 통과하는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내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다.’
표준화되고 명백한 성공의 이미지. 저는 그것이 크리스마스 쿠키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정해진 틀 속에 몸을 넣고서, 튀어 나오는 부분은 잘라낸 다음, 크리스마스 쿠키처럼 겹겹이 포개어 아름다운 붉은 종이로 포장한 다음 진열하는 것이죠. 그리고 세상을 사는 이들에게 그것이 ‘행복’이라고 말해줍니다. 사람들은 열광하며 그 껍데기를 사실이라고 믿어 버리죠. 모두가 쿠키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행복한 크리스마스 쿠키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생강과 계피 냄새가 나는 완벽한 모양의 반죽더미가 되기를 자처했습니다. 저 또한 다른 쿠키들보다 눈에 띄는, 화려하고 빛나는 크리스마스 트리 꼭대기의 무언가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제가 만드는 컨텐츠에 대해 고민이 더 깊어졌고, 자극적이고 화려한 이미지만을 편집하며 허상을 좇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장면들도 있었지요. 이런 걱정이 들 때마다 말없이 도망쳐버리는 저이지만, 언제나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자주 길을 잃고 헤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마다 발전하는 사람이 되지는 못해도 깊어져서 돌아오도록 할게요.
노르웨이의 숲 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저는 제가 무엇을 잃어버린 채로 살아왔는지 알게 됩니다. 북유럽의 대자연은 가장 편안하고 행복했던 시간에 저는 어디에 있었는지를 넌지시 보여주었지요. 그 시간들을 곱씹으며, 저는 다시 제 삶의 방향키를 잡고 가야할 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움직인다 하더라도 제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끝내 알지 못하겠지만요. 한국에 돌아오고 영역을 넓혀 하고 싶은 일들을 용기내어 새롭게 시작해보고 있습니다. 못다한 소식은 인스타그램에서 전하도록 할게요. 다음 영상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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