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메론] 부인을 암말로 만드는 요상한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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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를레타에 돈 잔니 디바롤로라는 신부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성당이 경제적으로 가난했기 때문에 생활을 지탱하기 위해 암말에 물건을 싣고 풀리아의 여러 시장을 돌며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그는 역시 노새에 물건을 싣고 장사를 하는 트레산티에 사는 피에트로라는 사내와 무척 친해졌는데 신부는 친근한 정을 나타내는 뜻에서 풀리아 지방의 관습에 따라 그를 친구 피에트로라고 불렀습니다.

그쯤 되니, 피에트로가 바를레타에 오면 언제나 자기 성당에 데리고 와서 재우고 크게 환대를 했는데 피에트로도 매우 가난한 사내로 트레산티에 조그마한 집 하나밖에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 집은 그와 그의 젊고 아름다운 부인과 그리고 그의 소유인 한 마리의 노새만이 겨우 들어가 살 수 있는 집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잔니가 트레산티에 올 때마다 자기 집에 데려가서 자기가 바를레타에서 환대받은 답례의 뜻으로 정성껏 그를 대접했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잘 때가 되면 예쁜 아내와 둘이서 잘 조그만 침대 하나밖에 없어 뜻대로 대접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잔니의 암말을 좁은 외양간 의 노새 곁에 매고 그 옆에 짚단을 어느 정도 쌓아서 그곳에서 그를 자게 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습니다.
부인은 신부가 바를레타에서 남편을 대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올 때마다 자기는 이웃 젊은 아낙네에게 자러 갈테니 신부를 남편과 한 방에서 주무시게 하라고 남편에게 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