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연대 넘어 사회 안전으로…세월호의 기억 / SBS 8뉴스

〈앵커〉

시간이 흘러도 아픈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지만, 유족들과 이들의 곁을 지켜온 기관들은 다른 이웃들에게도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어려움을 겪는 분들 곁에서, 안전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힘쓰고 있는 사람들을 신정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의 곁을 지키며 심리 지원을 해 온 안산온마음센터장 정해선 씨.

[정해선/안산마음건강센터 부센터장 (구 온마음센터장) : 가족들이 가시는 데는 다 같이 함께 따라다녔던 거죠. 해가 지나면서 마음이 열리신 것 같고. 오히려 저희가 또 더 격려해 주셔서 힘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안산온마음센터는 지난달 규모를 늘려 안산마음건강센터로 거듭났습니다.

세월호 피해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 누구나 트라우마를 치료받고 정신건강의학과와 가정의학과 등에서 외래진료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정해선/안산마음건강센터 부센터장 : (유족들이) 세월호 희생된 분들의 뜻을 살려서 '이 센터를 지어달라' 요구하신 거고. 트라우마 관련해서 여길 오시면 다 도움을 받으실 수 있는 그런 곳이 됐으면….]

세월호 생존 학생들의 휴식 공간 역할을 해온 '쉼표'.

학생들은 이곳에서 서로 위로하고 치유해 왔습니다.

[라은영/'쉼표' 팀장 : (학생들이) 거의 매일 와서 여기서 그냥 정말 쉬었다가 놀다가 쉬었다가 먹기도 하고. 어떨 때 가끔씩 잠도 자고.]

이제 20대 후반이 된 단원고 학생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지금은 주민들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라은영/'쉼표' 팀장 : 저희가 있는 고잔동은 세월호 최대 피해 동네예요. 진짜 한 집 건너. 이웃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속에서 다독임을 서로 받는. 우드버닝(목공예)도 배우고 자수도 좀 하고.]

'수진 아빠' 김종기 씨는 2년 전, 재난참사피해자연대를 발족했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과 유족들이 겪는 현실적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김종기/재난참사피해자연대 대표 : (참사 이후) 사실 정신이 없거든요. 이 상황이 너무나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되고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도 모르고. 먼저 겪은 우리가 진상 규명이라든가 앞으로 어떤 부분을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그것들을 이미 경험했으니까 조언도 해 드리고.]

누구나, 언제든 참사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에, 피해자만의 연대를 넘어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야만 안전한 일상을 지킬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김종기/재난참사피해자연대 대표 : 국가가 해야 될 책무들을 국민들이 나서서 요구를 하고. 함께 애도하고 또 이런 참사가 안 일어나게끔 힘을 모으는 게.]

(영상취재 : 한일상·인필성,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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