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섞임의 미학, 고야 참푸루(ゴーヤー チャンプルー)

국립해양박물관에서는 2025년 오키나와 해양문화 현지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오키나와의 역사와 음식문화, 선박 경주, 조개 공예 등 다양한 해양문화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영상은 현지조사 당시 촬영 자료를 바탕으로 『류큐 왕국과 오키나와 : 바다를 건넌 사람과 문화』(국립해양박물관, 2025)의 내용을 중심으로 편집한 것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서적을 참조하길 바랍니다.

오키나와 향토음식 중 하나인 참푸루는 볶음요리 일종이다. 오키나와 식당이나 이자카야(居酒屋)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뉴 중 하나로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도 완성된 조리식품으로 판매될 정도로 오키나와 사람들의 일상 식단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참푸루는 두부와 야채, 고기 또는 생선, 계란 등을 모두 볶아서 만들거나, 혹은 가정에 있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여러 변형 형태의 요리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여주로 잘 알려져 있는 고야(ゴーヤー)를 넣어서 만든 고야 참푸루가 가장 유명한데, 이것은 고야 속의 씨를 발라내어 얇게 자른 뒤 두부, 돼지고기, 계란과 함께 볶아서 만든다.
고야 참푸루를 통해 류큐의 교역과 문화 교류를 살펴볼 수 있다. 고야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열대 아시아 지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두부는 중국에서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돼지고기 요리 또한 중국의 영향을 받았으며, 돼지를 사육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고구마도 중국에서 전래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오키나와에 미군이 주둔하게 되면서 스팸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돼지고기 대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팸이 참푸루의 일반적인 재료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하면서 스팸이 들어간 고야 참푸루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고야 참푸루를 만드는 데에는 류큐에서 만든 단단한 두부를 사용한다. 일명 시마두부(島豆腐) 또는 오키나와 두부(沖縄豆腐)라고도 하는데 이 두부를 칼로 자르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떼어 두부 표면에 양념이 잘 베도록 한다. 참푸루에 들어가는 돼지고기와 고야도 다듬는다. 먼저 고야는 반으로 자른 후 속을 파내 반달 모양으로 다듬는다. 돼지고기는 고야와 비슷한 두께로 썰어 준비한다. 먼저 손으로 자른 두부를 노릇노릇 구운 후, 돼지기름을 넣어 돼지고기를 볶아낸다. 그리고 다시 고야를 넣어 돼지고기와 함께 볶는다. 재료가 익은 뒤에 구운두부와 달걀을 넣어 함께 볶아내면 고야 참푸루가 완성된다.

더 자세한 사항은 국립해양박물관, 2025, 『류큐 왕국과 오키나와 : 바다를 건넌 사람과 문화』 III. 류큐·오키나와의 해양교역과 음식문화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