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나무 - 시 박종덕 / 낭송 은월
Автор: 은월silvermoon
Загружено: 24 апр. 2025 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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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나무
시 박종덕
오래된 나무가 마을 어귀에 있어
오고 가는 소리들을 귀에 담는다
나무 아래 그늘은 넓고도 푸르러
화석처럼 파묻힌 풍문의 흔적들
밤마다 하얀 별빛으로 태어난다
그 나무는 깊은 골짜기를 가졌다
그곳엔 소리 없는 메아리 가득하고
지친 새들이 날아와 몸을 눕힌다
아, 그곳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구나
흐르는 것은 오직 지나가는 바람
오래 될수록 너는 나무가 아니야
오래 될수록 허공에 몸을 내주는
그래서 넉넉해지는 빈자의 모습
오래 될수록 씻기고 씻긴 몸에서
새로이 돋아나는 신성의 증거들
늙은 나무는 낡아져 부스러지면서
차마 이름 부를 수 없는 순간에
비로소 투명한 그의 영혼을 보여준다
천지를 담아낸 시간의 결정체를
살아서 가장 완벽한 자신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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