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38 프랑스 자동차여행 11편 2019 04 02 아를Arles 반 고흐 아를 노란집, 론 강변 산책, 아를 시내, 광장 탑, 로마극장, 로마원형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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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2일. 화. 맑음.
오전 12시까지는 캠핑장에 머물며 휴식하고 빈센트 반 고흐가 살았다는 노란집 앞으로 이동했다. 로터리 인근으로 주차장이 잘 만들어져 있고 주차요금도 아주 저렴하다. 1.50유로를 넣으니 3시간 40분간 주차로 찍힌다.
당시 고흐가 살았던 집은 2차 대전 때 폭격으로 파괴되고 다시 지은 집 2층에 고흐가 살았던 집 표시가 있다. 1층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니 벽면에 고흐의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어 그 그림 아래에서 커피를 마시며 쉬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 고흐의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그 론강이 흐르는 고흐가 살았던 집에 왔다. 기타 반주와 더불어 돈 맥클린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starry starry night~’으로 시작되는 빈센트를 들으며 이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많은 위로를 준다. 내가 좋아하는 후렴 부분의 가사를 옮겨 보면서 감상도 적어본다.

Now I think I know
What you tried to say to me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re not list'ning still
Perhaps they never will.

이제 나 알 것 같아요
당신이 내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온전한 정신으로 살기 위해 당신이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
자유롭게 해주려 얼마나 애썼는지.
그들은 들으려 하지 않았고, 듣는 법도 몰랐죠
아마 절대 들으려 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나도 이제야 조금씩 당신의 그림이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지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아무도 당신을 알아주지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을 때의 막막함과 괴로움을 조금씩 공감합니다.
우리 모두가 외로운 인간입니다. 세상을 향한 나의 외침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을 때의 그 절망감은 누구라도 견디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당신이 절망 속에서 사투를 벌이며 남긴 수많은 그림이 지금 세상 사람들을 위로하고 자유롭게 합니다. 늦게나마 당신의 외침에 지금은 수많은 사람이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림을 잘 모르던 나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미술관에서 만난 당신의 그림이 좋았습니다. 지금은 점점 더 당신의 그림을 사랑하며 조금씩 이해의 폭을 넓혀갑니다.
당신이 온전치 못한 정신을 붙잡으며 사투를 벌이면서 그림을 통해 자신도 자유롭고 사람들도 자유롭게 하려고 애쓴 그 치열한 노력을 조금씩 이해합니다.
고흐! 당신의 존재가, 당신의 분신인 그림들이 나를 많이 위로합니다. Thank! Vincent~^^

고흐는 강열한 태양과 색채의 도시 이곳에 휴양겸 15개월 정도 머물면서 30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우리가 좋아하는 ‘14송이 해바라기’, ‘밤의 테라스’, ‘아를의 도개교’, ‘아를의 여인’, ‘정신병원의 정원’ 등 수많은 명작들을 그려낸다. 고갱을 초청하여 예술가 촌을 만들려고 했던 곳도 이곳이다. 이후 고갱과의 사이가 틀어지며 자기 귀를 자르고 다시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어려운 일들이 생겼지만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후 한 곳의 정신병원을 더 거쳐 파리 근교의 오베흐로 옮겨 갔으나 7개월 후 결국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세상의 인정을 전혀 받지 못하고 가난한 속에서 오로지 동생 테오의 지원 속에 필사적으로 그림을 그렸던 고흐의 고독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온 세상이 고흐의 그림을 사랑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참 안타까운 일이다.
론 강은 상당히 폭이 넓은 큰 강이다. 강으로 나가니 고흐가 ‘론 강의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렸던 바로 그 자리의 벽에 그림을 붙여 놓아 기념하고 있다. 그 자리에서 론 강을 바라보니 그림 속과 똑 같다. 큰 유람선들이 강가에 서 있는 지금의 모습과는 좀 다르겠지만 밤이라면 별이 총총한 이곳에서 그림 속의 감동을 느껴보고 싶은 곳이다.
론 강을 따라 다리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 강변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갑자기 한국말이 들려 환청인가 했는데 한국의 가족 4명이 여행을 와서 론 강을 내려다보고 있다.
아를은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개발되어 로마시대에는 무역항으로 상당히 번창했으나 강 하구에 쌓인 모래로 그 역할을 마르세유에 넘겨주고 지금은 아주 작은 도시다. 지금은 옛 영광을 활용한 많은 축제와 고흐의 도시로 관광업이 도시를 먹여 살리는 느낌이다. 시내를 걸어서 돌아다니다 헤뿌블리끄 광장으로 가서 생 트로핌 성당과 호텔과 탑을 구경하고 인근의 로마원형극장과 원형경기장을 구경했다. 로마의 원형극장은 스페인 메리다에서 워낙 엄청난 것을 봐서 그냥 큰 감흥은 없었고 원형경기장도 어제 님에서 보았던 것과 대동소이하여 내부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곳곳에 남아있는 로마의 유적들을 보며 새삼 로마제국의 위대함을 실감한다.
차로 돌아와 아비뇽으로 출발했다. 님과 아를, 아비뇽은 각각 30여km 정도 떨어져 삼각형으로 있는 아주 가까운 이웃 도시다. 아비뇽 외곽의 맥도날드에 주차하고 커피를 마시며 휴식하면서 여행기를 정리한다.